일본에게 자판기란 무슨 의미일까
일본에는 현재 약5,520,000개의 자판기가 있다는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을 여행할 때, 관광객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엄청난 자판기 수에 놀라게 된다. 필자 또한 한국에서는 굉장히 낯선 어두운 주택가 한켠에 밝은 자판기를 쉽게 볼 수 있었고, 식당 어딜 가든 자판기는 함께였다. 심지어 일본의 재래시장 식당 내부에도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본 전체 영토에 대비하여 자판기 비율은 세계 최고이며, 연간 자판기 매출은 약 6조 95백만 엔에 달한다 (한화 57조 3,357억 780만 1,000 원)
자판기 역사
일본의 최초 자판기는 1888년에 설치되었던 담배 자판기였다. 그 이후로 음료수, 음식, 우표, 잡지, 생활용품 같은 물건을 파는 다양한 종류의 자판기가 생겨났다 자판기 확대의 한 요인으로는 일본의 비교적 낮은 범죄비율이다. 자판기가 밖에 설치되어 있다 할지라도 고장나거나 없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자판기 안에는 물건 뿐만 아니라 현금이 들어있다. 때문에 두꺼운 철창으로 두르는 나라들이 많다. 미국만 하더라도 건물 내부에만 설치를 하며 밖에는 자판기를 절대 두지 않는다.
자판기가 많아진 경제적 이유
일본의 비싼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자판기는 흥했다. 일본이 잘나가던 시절, 임금과 부동산 가격은 급격하게 올랐고, 저출산과 고령화는 노동력의 부족을 가져왔으며 인건비가 낮은 자판기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된 것이다. 높은 임대료가 필요 없다는 점도 자판기를 사용했어야 하는 이유중 하나였다.
하지만 저출산이 오기 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현재 모두 자판기의 인기는 없다고 할 수 없었다. 일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적 성향이 더 근본적인 이유인 것 같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잔업과 야근이 굉장히 많은 나라이다. 따라서 늘 시간에 쫒기는 일본인 직장인들은 편의점에서 줄을 서느니 자판기에서 쉽게 뽑아 먹기를 선호한다. 자판기의 가격이 더 싸고, 빠르니 이용률이 높은 것이다.
카드보단 현금 문화가 익숙한 일본의 최소 단위 지폐는 1000엔이다 (한화 약 1만원) 그 이하로는 모두 동전이며, 무거운 주머니를 가볍게 만드려면 동전을 자판기에 소비하는 것이 일본인들에게 익숙한 방식이다.
또한 인간관계에 부끄러움이 많은 일본인들은 사람을 마주하지 않는 자판기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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